오늘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을 와봤다.
사실 이런 곳 자주 오고 싶은데, 이런저런 핑계로 자주 오지 않는다ㅠㅠ
(매우 흔들린 국현미- 이것도 예술인가?)
오늘은 다름 아니라 MMCA 특강을 들으러 왔다.
'MMCA 아트살롱: 시선'은 동시대 저명한 예술가, 철학자, 기획자, 과학자, 건축가 등을 초대하여 분야의 전문가로서 오랜시간 탐구하며 발전시킨 자신만의 철학과 통찰을 강연 형식으로 선보이는 명사 초대석이다. 강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문화·예술·인문·사회의 고찰은 우리를 새로운 영감의 정원으로 이끌 것이다. - 국현미
한줄평은 정말 너무 너무 좋았다.
몇 년 만에 듣는 강연인지는 모르지만, 너무 오랜만에 듣는 강연이라 졸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했는데, 정말 1분 1초도 놓치지 않고 빠져들었다.
'에릭 오' 강연자분에 대해서 많이 알고 가지 않았다. 사실 강연을 해서 신청을 해본 것이지 '에릭 오'의 이름으로 신청하지 않았다.
그만큼 나에게는 그냥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근데 또 마침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하시는 작가님이셔서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강연의 순서는
'오페라 감상' -> 작가님의 이야기 -> '오리진 감상' -> 이야기 -> '올빗 감상' -> 이야기 -> '나무 감상' -> 질의응답
으로 이어졌다.
보여주신 모든 작품에 빠져들었다.
사실 오페라는 처음 보고 조금 충격을 받았다. 생각보다 적나라하고 내가 알고 싶지 않은 현실까지 일깨워주는 기분이었다.
우린 어렴풋이 우리는 실수를 반복하고, 또는 우리가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살고 있고, 어쩌면 무의미한 행위를 하고 있음을 다시 알려주는 것 같았다.
같이 간 짝꿍은 집에 계속 틀어놓을 정도로 좋다고 했다...ㅎ
우린 이렇게 다르다 ㅋㅋㅋㅋ
사실 나는 작품에서도 음악이 정말 예술이었다고 생각한다. 오페라에서도 물론이고, 나는 특히 오리진에서의 음악을 너무 잘 썼다고 생각한다.
추가로 나무에서도 특유의 게임틱한 느낌을 음악으로 너무 잘 풀어냈다고 생각했고, 그에 맞는 초반 화면전환을 재치 있게 잘 짰다고 생각했다.
오늘부로 이 분의 인스타를 팔로우 할거다 ㅋㅋㅋ
사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이번 강연을 통해서 에릭 오님의 삶과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에 쏟는 열정을 조금을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른 사람의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건 정말 chatGPT가 해줄 수 없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chatGPT는 나의 질문에 알맞은 대답은 해줄 수 있어도, 울림을 줄 수 있는 대답은 할 수 없음을 느꼈다.
에릭 오님의 삶과 치열히 고민한 생각들을 들으면서, 정말로 삶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대답이라고 느꼈다.
사회자 분께서 매끄럽게 초반 질문들도 해주시고, 추가 질문들도 잘해주셔서 좋은 시간이었다.
질문이 별로 없었다면 나도 해볼까? 했었는데, 다들 열정 넘치셨었다.
내 질문은 "정답이 없는 일을 하고 계신데, 어떻게 확신을 가지고 오랜 시간 작품에 투자할 수 있는지 궁금하고, 또 열정이 떨어지면 어떻게 새롭게 채우시는지 궁금했다"
내가 인생을 사는 게 요즘 그런 것 같다. 정답이 없는 일인 것은 알지만, 왠지 어딘가 정답은 있을 것만 같고, 내가 어떻게든 열정을 내야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열정을 만들어내기도 힘든 요즘이다.
그치만 이번 강연을 통해서, chatGPT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강연을 듣는 것이 나에게 조금 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조금 해봤다.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자주 국현미도 들리고 강연도 들으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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